법인파산 신청 건수가 매년 역대 최다를 경신하고 있다. 2024년 1,940건이던 건수는 2025년 2,292건으로 약 28.3%나 증가했다.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대표자들은 파산 신청 서류 준비에는 신경을 쓰면서도, 정작 ‘법인계좌 정리’라는 가장 기본적인 작업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신청 전에 이 작업을 해두지 않으면 회사 운영자금과 파산 비용 자체가 묶여버릴 수 있다.
주거래은행 상계권의 위험
파산을 준비하는 회사 대부분은 주거래은행에 운영자금을 예치하고, 그 은행에서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을 함께 쓰고 있다. 문제는 파산선고 전까지 채권자가 ‘상계’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회사 예금이 ‘줘야 할 돈’이고 대출금이 ‘받을 돈’이므로, 대출금 채권과 예금을 서로 상쇄해 회사 돈을 돌려주지 않을 수 있다. 파산을 신청했더라도 선고 전에 상계된 돈은 되찾을 방법이 없다.
이 위험은 대출이자가 연체되는 순간 현실이 된다. 자금난에 빠진 회사가 파산 진행 중에 대출이자까지 챙겨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이자가 밀리는 즉시 은행은 해당 계좌에 지급정지를 건다. 인건비와 파산 비용으로 쓰려고 남겨둔 돈이 한순간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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